어제 KT&G의 사업보고서를 읽다 보니 담배의 원가가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보고서에서 원재료 부분에서 담배를 구성하는 웬만한 요소들을 다 설명하고 있어서, 어쩌면 담배 1갑에 들어가는 포장지며 담뱃잎이며 가격을 한번 유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굉장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작정 담배 원가를 구해보기로 합니다. 과연 어디까지 결론이 날 수 있을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엉뚱하지만 흥미로울 것만 같은 시간이네요.
www.lgsl.kr/story/detail/sto/sto/83/MSVW2009020002
담배에 대해 집중 탐구를 하기 위해서 담배의 구조부터 한번 알아봐야겠죠? 약간 핀트가 다르긴 한데 아무튼 LG Science Land 에서 담배에 대해 집중탐구를 한 자료가 있어서 링크로 담아왔습니다. 어린이들이 손쉽게 담배의 해악에 대해서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했습니다. 그 와중에 KT&G의 제품(RAISON)을 보기 좋게 해부해놓았습니다.
담배 바깥쪽부터 담배종이, 팁핑 종이, 통풍구로 구분되고 속에는 담배 잎과 이중필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주요 원재료를 한번 매칭시켜 볼까요?
잎담배, 판상엽 -> 담배 잎
필터플럭 -> 이중필터
궐련지 -> 담배종이
팁페이퍼 -> 팁핑종이
아이보리판지, 갑포장지, AL인너라이너 -> 담배갑
대략 이 정도로 정리가 되겠습니다. 엘지 사이언스 랜드에는 각각의 재료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자세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성인이라서 상관이 없긴 한데.. 어째 담배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서 흥미(?)가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1초 정도 해봅니다. ㅋㅋㅋㅋ 아무튼 과학시간 같고 재밌어요.
이 쓸데없어 보이는 값(?)을 구하신 분이 실제로 계십니다. 아마도 저와 같은 호기심에 실제 구하셨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저도 검색하고 놀랐습니다. 구체적으로 비교적 자세히 무게를 측정했습니다.
측정하신 분의 노고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자세한 자료는 직접 블로그를 방문하시기를 권장합니다. 필요한 값만 나열하겠습니다.
측정에 사용된 담배는 카멜이라는 브랜드로 KT&G의 제품은 아닌 것 같고, 1갑에 들어있는 담배도 16개비입니다. 20개가 1갑인 우리나라와는 다르네요. 케이스 무게가 약 7g 이라는 측정치가 나왔습니다. 오차야 당연히 있겠지만 국산 담배도 비슷한 무게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블로그에서도 언급했지만 KT&G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담배 1갑의 무게가 24g 정도라고 밝혔었다고 합니다. 따로 찾아본 뉴스에 소개된 자료에는 1개비당 약 900mg이라고 합니다.
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06559
종합하면 블로그에서는 1개비 0.85g, 뉴스 자료는 0.9g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은 국산담배가 더 넉넉히 담아줬다고 가정합니다. (국산 믿어보겠습니다!! ㅋㅋ) 그럼 케이스를 제외한 담배 20개비의 무게는 0.9g * 20 = 18g 입니다.
1개씩은 너무 작은 단위라서 100개 단위의 필터를 계산했습니다. 총 17g인데 케이스 무게 2g을 제외하면 15g이고, 100개 단위라 필터 1개당 0.15g 입니다.
담배잎을 둘러싸고 있는 궐련지도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없어서 담배에서 사용하는 종이보다 80% 얇고, 종이함량도 적은 것으로 측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50장 기준으로 포장지 포함 3g 이고, 실제 50장 2g 정도라고 합니다. 1장당 0.04g 정도하고 합니다.
앞에서 구한 값을 종합하면 0.9g(담배 1개비 무게)-0.15g(필터)-0.04g(궐련지)=0.71g 입니다.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0.85g을 기준으로 계산해서 이 값보다 좀 작은데 저는 KT&G를 믿고(?) 좀 더 썼습니다.
실제 단가와는 다르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의지할 수 있는 자료는 여기뿐입니다. 또한 국내 매입과 수입물량이 얼마만큼 되는지 정확한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은 사업부문별 총매출을 한번 살펴봅니다.
담배잎과 판상엽의 각각의 단가를 구하고 싶은데 얼마만큼의 비율로 담배에 혼합되어 있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대략적으로 확인해볼 것은 판상엽의 매출액입니다. 판상엽은 전량 태아산업을 통해 생산하고 매입하고 있습니다. 총매출액은 190억원이네요.
원재료 매입액인 2,899억원에서 190억원을 빼면 담배잎이 매입액이 2,709억원입니다. 또 하나의 난관은 국내 매입량과 수출액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추측을 또 해봐야 하는데..
잎담배(수입) 계약현황 자료가 있습니다. 전부다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2019년 평균 환율 1,166원을 적용하면 약 1,370억원이 계산됩니다. 원재료에 대한 금액에 대략 정리가 되었습니다.
담배잎(국내): 1,339억원, 담배잎(수입): 1,370억원, 판상엽: 190억원 합계=2,899억원
(비율) 담배잎(국내) : 담배잎(수입) : 판상엽 = 0.46 : 0.47 : 0.07
대략 비율을 확인했으니 다시 원재료 가격으로 가서 비율을 적용시킨 원재료 kg 단가는 4,262원(국내) + 2,876원(수입) + 103원(판상엽) 이고, 합계 7,241원/kg 입니다. 이까지 오는데 정말 먼길을 돌아왔습니다. (괜히 했다는 생각 약 2분 정도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끝이 아니죠? 담배 1개비에 들어있는 담배잎의 무게는 0.71g 입니다. 국내와 수입 판상엽이 골고루 섞인 담배잎 1g은 7.241원이고 0.71g을 곱하면 담배 1개비분량의 담배잎 원가는 5.14원입니다. 대박입니다 진짜.. ㅠㅠ 이거 왜 하고 있는 걸까요? ㅋㅋㅋㅋ 이쯤 하니까 왠지 불안한 게 어딘가에 원가를 계산하신 전문가나 논문 같은 게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제발 없기를 바라면서.... 계속해보겠습니다. (언제 끝날까요..)
필터도 국내와 수입이 적절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개별적인 업체의 매입량은 알 수가 없고, 하나로 퉁쳐져 있는 1,900억원 가량의 계약현황자료를 참고합니다. 다만 기간이 19년 4월~20년 4월이라서 정확한 2019년의 값은 아닙니다. 부재료 총 매입액 3,887억원 중 필터가 대략 1,900억원이고..(필터가격은 국내가 상승하고 수입이 하락했다고 했습니다..)
'본'이라는 단위는 길쭉한 연필 같은 것을 세는 단위라고 하니, 필터 모양을 빗대서 표현하는 듯하고 국내와 수입 비율을 알 수 없어서.. 단순히 평균한 값을 구해서 8,948원을 계산했고, 천본 기준이므로 담배 1개비에 들어가는 1본의 금액은 8.94원이네요.
궐련지의 단위는 1권으로 되어 있는데.. 감이 안옵니다. 일단 닥치는 대로 자료를 찾아봅니다.
주력 수입회사인 SWM도 찾아가 보고....
www.swmintl.com/talking-points/cigarette-specialty-papers
일단 1권이 얼마만큼의 규격인지 막막하네요.. 위 사이트의 팁페이퍼 판매 사이트에는 3,000m 단위로 공급이 되는 것 같은데... 큰일입니다. 이거 끝은 낼 수 있는 것 맞나요? ㅠㅠㅠ
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hdong&logNo=220308326953
좀 오래된 자료이긴 한데 일반적인 담배 길이는 84mm 이고 필터 사이즈가 대략 24mm 니까 궐련지는 60mm 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담배 피우는 분들보다 더 전문가 된 것 같음... ㅋㅋ)
일단 팁 페이퍼는 전량 국내에서 매입하고 있으니 계산은 수월할 것 같습니다. 일단 3,000m 로 나누면 1m 당 22.14원이고, 다시 100을 나누면 1cm 당 0.2214원에다가.... 0.24를 곱하면 0.05원입니다. 맞는 값인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그리고 궐련지는 전량 수입이므로 하나의 단가이고, 3,000m 라고 생각하면(이건 단가가 아무래도 안 맞는 것 같은데.. 궐련지가 더 비쌀 것 같은데... 제품 길이를 모르겠어요!!) 위와 같이 계산하면 60mm 에 0.04원이네요. 제 생각에는 못해도 3배는 쳐줘야 할 것 같아서 금액을 좀 올리겠습니다. 0.24원으로 제맘대로 결정합니다.
정리하면 팁페이퍼 0.05원 + 궐련지 0.24원 = 1개비당 0.29원입니다.
대망의 포장지 입니다. 다행히 갑포장지는 천매 단위라서 1매당 가격 계산이 수월합니다. 계산 값은 30.61원이네요. 포장값이 확실히 단가가 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보리판지가 kg 단위인데 역시 국내와 수입 물량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단순 평균을 내어 1,728원의 평균단가이고 담배 케이스가 대략 7g 정도였으니까 역산하면 1갑당 12.09원입니다. 역시 포장지 단가가 좀 센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AL 인너라이너인데.. 국내와 수입물량이 골고루 있고, 역시 1권당 길이를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평균단가 45,026원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3,000m 로 생각하면 1cm당 0.15원이네요. 담배갑 사이즈를 알 수 없어서 지식인에 친절히 답변해주신 글이 있네요.
5.6cm * 8.8 cm * 2.3cm 입니다. 물론 내부 은박지가 크기가 더 작겠지만.. 아무튼 인너라이너 폭이 긴쪽 길이인 8.8cm는 된다고 보고 5.6cm와 2.3cm를 커버하는 7.9cm * 2 (4면을 두르려면) = 15.8cm 를 기준으로 잡아봅니다. 1갑당 가격은 2.37원입니다.
종합하면 30.61원(갑포장지) + 12.09원(아이보리판지) + 2.37원(AL 인너라이너) = 45.07원/갑 이네요. 거의 다 왔습니다.
(단위: 원)
최종 정리한 담배 1갑의 원가입니다. 너무 싸다구요? 끝난 줄 알았죠? 하지만 하나 더 남아있습니다. 담배에는 각종 세금이 많이 추가됩니다.
지금까지 계산한 것은 궐련형 담배에 대한 것이므로 위의 세금인 2,914.4원을 더해야 합니다. 그럼 20개비(1갑)당 금액은 330.15원 + 2,914.4원인 3,244.55원입니다. 대충 판매 가격이 4,500원이고 부가세 10%를 제하면 대략 4,090원이 온전한 수익이 되겠습니다. 빼주면 담배 1갑을 팔면 845.45원의 이익이 나온다는 계산이 됩니다. 이익률이 대략 18.78% 정도입니다.
단순 나누기를 한 담배 부문 영업손익률은 34.89%로 저의 계산값보다는 엄청 높습니다. 아마도 단가 계산이 잘못되었거나 규모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겠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너무 힘드네요 진짜 ㅋㅋㅋㅋㅋㅋ 다 하고 나니까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은데.. 아까워서라도 일단 남겨둡니다.(퇴근하고 대략 4시간 넘게 글 쓰고 있네요.. 이런 적 처음입니다 ㅋㅋㅋㅋ) 누군가 어느 분이라도 필요하실 때가 있겠죠. ㅠㅠㅠㅠ 선배님들 블로그 흉내 낸다고 있어 보이는 추론(?) 형식으로 글을 막 적어봤는데 아직은 내공부족인 것 같기도 하고.. 또 언젠가는 이런 식의 분석이 필요할 것 같아서 미리 연습했다고 자기 위안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있는 자료 없는 자료 + 상상의 나래를 펼친 모든 것을 종합하고 공부해 보니 또 다른 세계입니다. 주어진 텍스트만 가지고 그저 읽고 학습하는 데서 벗어나서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종종 도전해보겠습니다. (물론 시간이 많을 때... 내공이 쌓이면...)
단순 호기심에 시작한 담배 원가 계산은 이렇게 종료하겠습니다. 결론!! 담배 1갑의 제조원가는 330.15원이고 각종 세금을 더하면 3,244.55원(2019년 기준) 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계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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