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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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사업보고서를 보고 있으니 맨처럼 주식 공부한다고 보고서니 재무제표니 그냥 막 읽던 때가 생각나네요. 사실 지금도 이렇게 공부한 지 1년도 채 안되어서 그때나 지금이나 읽고 이해하는 수준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래도 하나 딱 느끼는 것이 있는데 생각보다는 사업보고서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그리고 꽤 알차다' 입니다.

 

그 분야의 전공자라도 개별적인 사업단위로 내려가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이걸 읽는 거랑 투자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냐? 이 시간에 주가나 관련 뉴스들이나 챙겨볼 것이지..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사업보고서를 꼼꼼히 읽는 것이 오히려 먼 길을 돌아가지 않는 것 같아요. 최근 들어서 서호전기를 시작으로 케이씨씨글라스까지 제가 투자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사업보고서를 예전보다는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읽고 있습니다.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업계에서 쓰이는 용어나 제품들, 그 기업에 대해.. 그 산업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습니다. 뭔가 이제는 내가 투자하는 회사와 함께 갈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기고 그렇습니다.

 

주말이라 또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네요. ㅋㅋㅋㅋ 아무튼 사업보고서 읽기는 좋은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이걸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투자에 활용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기업의 가치평가를 할 때 좀 더 꼼꼼히 확실히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은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블로그를 하면서 글 하나하나 쓰면서 공부해 나가면서 업그레이드(?) 되었듯이 2021년에도 차근차근하다 보면 또 어느 정도 단계로 가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네요. 케이씨씨글라스의 2020년 3분기 보고서 뒷부분을 또 마저 보겠습니다.

 

케이씨씨글라스 사업보고서 읽기 3탄

 

 

 

4. 생산 및 설비

가. 생산능력 및 생산능력의 산출 근거

(1) 생산능력

생산능력
생산능력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

 

 

(2) 생산능력 산출근거

대부분 제조업 분야 기업들의 생산능력을 계산하는 방법은 유사합니다.

 

   ▷ 최대생산가능일수 : 연간 총 일수에서 휴무 및 정비를 제외한 일수

   ▷ 일가동시간 : 일 총가동 시간(24시간)에서 부동을 제외한 실제 가동시간

 

$$\text{최대생산 가능일수}\times\text{일 가동시간}\times\text{시간당 생산성}$$

 

 

(3) 평균가동시간

평균가동시간
평균가동시간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

 

 

 

나. 생산실적 및 가동률

(1) 생산실적 및 당해 사업연도의 가동률

생산실적 및 가동률
생산실적 및 가동률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

 

가동률에서 특이한 점은 판유리가 100% 입니다. 이것은 판유리 생산의 특수성에서 나온다고 하는 데 유리 생산을 위한 설비를 운영하면 멈출 수 없다고 보고서 초반에 말해줬습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케이씨씨글라스의 해자가 성립되었습니다. 소규모의 자본투입으로는 설비를 24시간 내내 운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100% 설비가 가동되는 데 그만큼 생산량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설비를 운영하는 만큼 계속 비용이 빠진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단위: 백만원)

생산능력 및 생산실적
생산능력 및 생산실적 정리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

 

가동률은 100%지만 실제 생산량을 기준으로 다시 정리한 표입니다. 판유리는 2분기 3분기 92~93% 정도로 주춤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94% 정도로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은 생산실적입니다. 일단 판유리는 생산설비 100% 가동에 따른 생산량이 어느 정도는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인테리어 부문은 53.3% 정도의 가동률이라 좀 저조하기는 하지만 판유리와는 다르게 실제 가동 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네요.

 

 

 

라. 설비의 신설ㆍ매입계획 등

설비 신설 매입계획
설비 신설 매입계획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

 

일단 판유리 부문은 당장에 계획된 생산설비 증설은 없는 것으로 보이네요. 내수 중심의 사업이고, 현재 가동률이 94%에 이르고 있으며, 생산설비 특성상 한번 돌리면 멈출 수 없는(?) 상황이라 100% 이상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이상 설비 증설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하면 설비 투자 금액이 크게 들일이 없다는 것이고, 반대로 얘기하면 유리 시장 매출이 크게 증가할 일이 없다는 얘기도 되지 않을까요?

 

판유리는 기존 생산설비에서 전국으로의 물류를 강화하기 위해 물류단지를 2021년 6월까지 조성 중입니다. 앞으로 125억원이 더 투입될 예정이네요.

 

반면에 인테리어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코자 생산능력 증가를 위한 투자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실제 공장 가동률이 50% 대인데 어떤 부분에서 투자가 진행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계열회사와의 상품 용역 거래 내역
동일인등출자계열회사와의상품/용역 거래 - 케이씨씨글라스 전자공시(2020.06.17.)

 

케이씨씨글라스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계약한 공사 내용들이 나옵니다. 특이한 사항은 KCC가 가지고 있는 사업부문이 워낙 다양해서(특히 KCC건설) 대부분의 수주가 수의계약의 형태로 케이씨씨 그룹 내 회사들과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공시자료가 동일계열사와의 거래내역만 있어서 그렇긴 하겠지만 꽤 많은 부분에서 상호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뭔가를 공사하는 건은 KCC건설이, 각종 원재료들의 거래도 필요하다면 케이씨씨로부터 구입하는 등 내부 거래도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무제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던 내부거래를 제외하고 표현했다는 문구가 그래서 등장하는 것 같네요.

 

아무튼 인테리어 부문 중에서 최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PVC상재(바닥재)를 생산하는 설비를 증축하는 공사로 보이고, 여주에 지어지는 부지는 유리 물류단지 건으로 보입니다. 3분기 보고서 말고 2분기나 1분기 보고서에서도 지속적으로 생산설비에 대한 사항들이 있었습니다.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는 회사들은 꾸준한 경쟁을 위한 설비 증설에 대한 투자는 꼭 필요한 부분이고, 이에 대한 비용 투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5. 매출

가. 사업부문별 매출 현황

사업부문별 매출 현황
사업부문별 매출 현황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

 

유리부문의 매출은 전량 내수입니다. 내수만으로도 생산설비가 100%를 채우지 못하고 있어고, 우리나라 시장의 독보적인 1위 점유율의 회사답네요.

 

 

나. 판매 조건 및 경로

판매는 대부분 B2B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특히 판유리 쪽은 대부분 그런 것 같고, 홈씨씨 같이 인테리어 부문은 B2C 형태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최근 인테리어 부문에서는 (저를 포함한) 개인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추세라서, 트렌드에 맞게 이쪽으로 신경을 쓰는 것은 맞는 것 같네요.

 

내수의 경우 케이씨씨글라스의 비용분담이 물품이 사용되는 현장까지 도착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니, 앞선 설비 투자에서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이에 대한 비용절감 및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다. 판매 전략

생소한 용어인 SPEC 영업이 등장합니다. 관련 기사가 있어서 한번 살펴봅니다.

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1706021057043840290

 

일자리 창출 나서는 건축자재업계

최근 아파트 분양물량 증가가 건축자재기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모델하우스 설계단계에 특정자재를 채택하는 ‘스펙(Spec) 영업’과 설계사무소, 시공현장 대상 영업을 담당할 전문

www.dnews.co.kr

 

대략적으로 이해한 것은 건설현장에서 사용할 자재들을 모델하우스 단계에서부터 선정(자재 스펙 결정)해서 추후 실제 건설 시까지 자사의 제품을 사용토록 하는 뭐 그런 느낌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지 않아서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충은 이해했습니다. 요즘은 소비자들의 보는 눈이 높아져서 모델하우스부터 들어간 자재들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특히나 모델하우스에 들어간 자재는 이미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것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저도 알고 있어서, 그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하네요.

 

기사까지 갈 필요가 없었네요.. 사업보고서에서 SPEC영업에 대한 사항을 설명하고 있었네요. (역시 꼼꼼히 읽어봐야 합니다....)

 

주) SPEC영업/판촉은 당사 제품의 품질, 성능 및 규격 등이 경쟁사 대비 최대한의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거래처 구매 결정에 이르는 모든 단계(예: 건축물 수주/설계/시공/구매 등)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선행 영업 및 판촉활동을 말합니다.

 

역시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SPEC 영업으로 수주부터 시공, 구매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아주 중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라. 주요 매출처

익숙한 업체가 등장하네요. 주요 업체는 코리아오토글라스입니다. 이제는 같은 회사가 되었으니, 더 효율적인 판매가 가능하겠죠? 유리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약 57% 수준입니다. 나머지 43%는 인테리어 부문인데 양쪽 비율이 엇비슷합니다. 인테리어 쪽에서도 익숙한 케이씨씨건설이 등장하는 것처럼 케이씨씨가 계열은 분리되었지만 상호 연계가 계속되고 있네요.

 

 

 

6. 수주상황

(단위: 백만원)

케이씨씨글라스 수주상황
케이씨씨글라스 수주상황 - 케이씨씨글라스 1/2/3분기 보고서

 

유리와 인테리어의 수주 상황이 분기별로 구분되어 있지 않아서 1, 2, 3분기 보고서의 자료를 각각 발췌해서 단순 더하기 빼기를 했습니다. 분기별로 실적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네요. 유리부문은 주요 매출처인 코리아오토글라스의 2분기 수주물량 증가로(관련 공시가 있습니다. 기존보다 20% 증가된다는 변경 공시) 꽤 많은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3분기 다소 주춤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편입니다.

 

반면에 인테리어 부문에서는 2분기와 3분기에 수주물량이 감소했습니다. 특히 2분기에 그 물량 감소가 컸는데 제가 계산이 잘못된 것인지 기납품액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네요. 어떤 의미일까요..? 수주된 물량이 납품까지 갔지만 현장 사정에 의해서 다시 돌아왔거나 취소된 것일까요? 아무튼 수주물량이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수주잔고는 아직 110억원 가량이라 괜찮은 편입니다.

 

코리아오토글라스와 합병되면 또 수주현황이 변경될 것 같은데.. 남아있는 총 수주물량이 중요하겠습니다. 3분기 기준 유리 160억원, 인테리어 110억원 남아있습니다.

 

 

 

10. 연구개발 활동

나. 연구개발 비용

연구개발 비용
연구개발 비용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

 

연구개발 비용은 1% 이내로 전체 매출에 비해서는 큰 편은 아닌 것 같지만 워낙에 큰 기업이다 보니 분기별로 10억원 이상씩은 투입하고 있습니다. 유리나 인테리어 부문도 역시 계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한 분야가 아닐까 생각되구요..

 

 

다. 연구개발 실적

연구개발 실적
연구개발 실적 - 케이씨씨글라스 2020년 3분기 보고서/홈페이지

 

가장 최근에 개발된 기술과 제품입니다. VCM 이라는 이름의 제품인데 건물의 실내나 제품의 외장재로 사용되는 것 같네요. 약간 반딱반딱하는 그런 부분 같아 보이네요. 주요 업체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인 것을 보면,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세탁기, 에어컨, 타워워시 등)에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

이상으로 케이씨씨글라스의 사업보고서를 쭉 훑어봤습니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다소 있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확인할 수 있을 만큼은 공부한 것 같아요. 대기업이라서 규모가 커서 공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3형제에 따른 계열분리가 되었고 사업부문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단계라서 조금은 수월했습니다.

 

특히 피터린치 형님의 책에서 강조하듯이 단순하고 알아보고 쉬운 기업과 제품일수록 투자하기 좋다는 말이 생각날 만큼 사업 부문이 명확하고 그에 따른 기술력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자원을 투입하고 있었습니다. 코리아오토글라스와의 합병도 그 일환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물론 경영권 정리 측면도 크겠지만요..) (전)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주주로서 합병에 따른 아쉬운 점도 분명 있지만 이왕 같은 회사가된 마당에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야겠죠?

 

생각보다는 고민한 것에 비해서 꽤 괜찮은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연간 보고서가 나오는 시점에서는 배당정책이나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사업부문도 함께 소개될 테니 이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해지겠네요. 아무튼 손쉽게 재밌게 공부했습니다.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그것이 주주들의 몫이자 의무이니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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