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2020 영업보고서 #2 - 핵심감사사항, 코로나-19로 인한 POK 사업단의 손상차손인식
어떤 회사에 대해서 투자를 위한 분석과 공부를 한다고 하면 으레 사업보고서, 연간보고서, 분기보고서 등이 떠오를 겁니다. 보고서에는 분기별 실적과 더불어 현재 사업이 처해있는 주변 환경이나 혹은 개발 중인 제품,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설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투자를 위한 자료는 여기서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연간보고서와 항상 같이 따라나오는 것이 감사보고서입니다. 일단 내용 자체가 너무 딱딱하고, 용어도 분명 한글로 표현되어 있는데 알 수 없는(?) 말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에서도 투자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어쩌면 이번 연도에는 어영부영 잘 넘어갔지만 다음 연도 회사 재무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감사보고서 활용 예시(서호전기)
재무제표가 무너져서 위험이 발생한 경우는 아니지만 서호전기의 예를 들면 바뀐 회계제도로 인해 강화된 내부회계감사 규정이 비적정해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 노란 딱지에 대해 관심이 있던 투자자라면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서호전기에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내부 감사보고서 자료와 환기종목 지정 이후의 서호전기의 행보를 지켜봤더라면 1년 안에 환기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실제로 2021년 3월 19일 환기종목에서 지정 해제되었고 중견기업부로 소속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실제 재무제표에서 큰 문제가 없었고 중견기업으로서 디테일하게 챙기기 어려웠던 내부회계제도에 대한 부분이어서 큰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이렇듯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기업이거나 혹은 그럴 예정이라면 감사보고서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효성화학의 2020 연간보고서 후반부는 재무제표 소개와 함께 감사보고서 내용도 같이 실려있습니다. 나중에 시간을 내어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용 파악부터 해봅니다.
강조사항과 주석 3
감사의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석 3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봐줘야겠죠. 주석 3의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감사의견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는 효성화학의 사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자금 한도도 튼튼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영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서 좀 더 기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조심스레 조언합니다. 당연한 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자칫 잊어먹을 수 있는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꼭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핵심감사사항
감사보고서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핵심감사사항입니다. 특히 POK(POLYKETONE) 사업부의 현금창출단위 금액의 규모가 유의적이라고 하면서 미래 사업에 대한 예상과 할인율이 과연 적정하게 평가되었는지 살펴봤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으로 POK사업단에 대한 유형자산에 대해 98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다고 했습니다. 덧붙여서 향후 영구성장률이 0.5% 감소하거나 할인율 0.5%가 증가하는 경우 각각 28억, 41억의 추가 손상차손도 예상된다고 합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미리 겁먹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언제라도 재무제표가 위의 비용을 반영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릅니다.
실제 사업이 무리 없이 진행되는 데 뜬금없는 비용처리로 당기순이익이 많이 떨어진다면 이런 비용 인식을 의심해 봐야 하며, 시장이 이에 반응해서 흔들린다면 오히려 투자의 기회로 삼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최종 판단은 각 투자자의 몫이겠지만요..)
유형자산 부분의 주석 내용을 살펴보면 기계장치에 98억원이 비용으로 차감되어 있습니다.
손익계산서 상에 최종 반영되어 있는 유형자산손상차손입니다. 2020년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데는 베트남 사업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도 많이 산정되었겠지만, 2019년 대비해 기타비용이 100억원가량 증가(손상차손 98억과 거의 일치)한 것도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문제보다는 외부환경의 문제로 보고 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증권사들이 당기순이익 적자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네요. (물론 2019년에 비해 순이익폭이 엄청나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액 규모는 거의 유사합니다.)
자꾸 좋게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감사보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무제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밖의 감사보고서에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대부분 재무제표가 적정하다는 의견입니다. 감사보고서 이외의 재무제표는 효성화학 2020년 사업보고서를 보면서 더 확인해 보도록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