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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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식물들...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자라 주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관리해준다고 준다고 생각만 많이 하지 정작 신경을 잘 못쓰고 있어서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ㅠㅠ 그래도 물과 비료는 놓치지 않고 챙겨주려고 하고 있고, 특히 최대한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배치하고 있습니다.

 

어느 식물들이나 추운겨울은 성장하기에 좋지 않은 조건입니다. 딸기 같은 작물들은 저온성이라 추운 환경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5℃ 이하로 내려가면 성장이 멈추고 피해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 이상의 온도를 유지하려고 비닐하우스에 각종 난방기기들도 집어넣고 온도 관리를 해주고 있죠.

 

커피나무 저온피해 증상

 

 

 

갑자기 광합성?? 듣기는 많이 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사람이 생활하는 집에서 키우는 식물들은 (적어도 사람이 춥게 생활하지는 않기에) 온도에 대해서는 노지에 나가 있는 식물들보다는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물만 잘 줘도 생장에 지장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좀 학문적으로 들어가면 학교 다닐 때 많이들 들었던 말이었을 거예요. '광합성'아시죠?

 

광합성의 과정
광합성의 과정 - kocw.or.kr

 

깊은 얘기까지 들어가면 머리가 아프니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음식물 섭취로 에너지를 얻어서 살아가는 것처럼 식물도 에너지를 포도당의 형태로 자체생산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만들려면 재료가 필요하겠죠? 재료는 무척 단순합니다. 물, 이산화탄소가 다네요?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그냥 존재하는 것이니까 추가로 투입할 필요는 없고, 물은 우리가 공급해 줘야 되는 것이죠. 여기에 중요한 것이 태양(빛에너지)입니다.

 

정리하면 광합성이란 게 (식물에서 복잡한 과정은 있지만..) 물과 이산화탄소와 태양만 있으면 되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나는 똥손이라 식물을 다 죽여.. 하시는 분들은 주목하세요. 바로 '물관리'를 잘못했을 확률이 가장 큽니다. 영양소가 부족하다거나 빛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는 것은 부수적일 수 있습니다. 식물 광합성의 재료만 제대로 공급하면 식물 키우는 데 어려운 점은 없어요. 물론 그게 쉽다고는 안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어렵기 때문이죠..

 

아무튼 얘기가 좀 샜는데 하고픈 말은 우리의 생활공간에서 같이 살아가는 식물들은 온도 문제에서는 비교적 자유롭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사람이 살아가기 알맞은 온도가 유지되는 환경이면 특별한 몇몇 식물들을 빼고는 괜찮다는 말이죠. 그런데.. 잘 크고 있던 커피나무의 잎이 뭔가 이상합니다.

 

 

 

너 왜그래.. 어디 아프냐?

지금의 집으로 이사하고 한 일주일쯤 지났을까요? 잎 색깔이 이상합니다. 딱 봐도 뭔가 아픈 느낌입니다.

 

커피나무 잎 끝이 마름
커피나무 잎 끝이 마르는 느낌..

 

이사가 많이 고달팠을까요? 식물들도 아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겁니다. 보통 분갈이를 해도 얼마간은 몸살을 앓을 때도 있습니다. (잎이 떨어지거나 생육이 더디거나..)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사하느라 고생을 했겠거니.. 저러다가 회복되겠지 했죠.

 

그런데.. 날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집니다.

 

커피나무 이상증상
커피나무야 왜그러니...

 

아무래도 회복은 힘들 것 같습니다. 다행인지 생장점 부근의 신초들은 증상이 덜합니다. 아무래도 단순한 몸살이 아니라 무언가에 피해를 받은 것 같아요. 곰곰이 시간을 되돌려서 이사 당일로 거슬러 갑니다. 이사하면서 영향을 줄만한 상황이 뭐가 있을까.. 약 3~4시간의 짐칸 탑승과 이후 새로운 공간에서의 적응.. 다른 식물들은 이삿짐들에 눌려서 잎이 꺾이는 정도 말고는 없었는데 커피나무만 왜 이럴까 싶은데 뇌리를 스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12월 15일 부산날씨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12월 15일의 부산지역 날씨(국제신문, weatheri.co.kr)

 

그날은 포근했던 전주에 비해 극도의 추위를 자랑하던 날이었습니다. 기온도 -5℃ ~ 3℃로 무척 추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삿날 유독 시리 추웠던 기억이 있었는데.. 아마도 강추위에 견디지 못하고 '저온피해'를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광과 온도

상품성 있는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밝은 반직사광선에서 재배해야한다재배해야 한다. 적정광도는 40,000lux이다. 생육 적온은 20∼25℃이며 약간 건조하게 관리하면 겨울 최저기온 10℃ 정도에서 월동할 있지만 야간 최저온도를 16℃ 이상으로 유지해야 생육을 계속한다(농사로, 농촌진흥청)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커피나무는 생육을 위해서는 야간 최저온도가 16℃ 이상이 되어야 하고, 최저기온도 10℃ 정도는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사 당일은 영하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실외의 광을 받는 환경도 아니고, 이삿짐과 함께 움직이느라 더 추웠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도 회복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추워서 동사한 커피나무로 결론

www.wikitree.co.kr/articles/520355

 

전남농업기술원, 커피나무 겨울철 최소 온도관리 기술개발

2중 하우스와 보온커튼 시설에 5℃로 가온하면 커피 열매 수확 가능

www.wikitree.co.kr

 

커피나무 자체가 저온에 약한 작물인데, 자료에 의하면 -2℃ 이하에서 6시간 이상 노출되면 심각한 동해를 받는다고 합니다. 저는 그보다 더 혹독한 조건에서 약 3시간 넘는 저온피해를 받았고 그나마 저 정도의 피해는 나무 전체가 동사한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 피해를 입은 잎들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미 피해를 받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ㅠㅠ

 

떨어지는 커피나무 잎
손대면 톡하고 떨어지는 커피잎들..

 

제가 일부러 뜯은 것도 아닌데.. 우수수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나무는 아직 살아있기에 다행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관리를 잘해줘야겠습니다. 그래도 이사한 곳은 이전 집보다 볕은 더 잘 들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www.mk.co.kr/news/business/view/2019/06/374221/

 

한국산 커피 나올까…농진청, 제주서 추위 견디는 품종 찾는다

국내 일부서 이미 소량 재배중…"연료비 많이 들어 생산성은 낮아"

www.mk.co.kr

 

진흥청에서 추위에 견디는 커피 품종도 개발 중이라고 하는데, 얼른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네요. 아무튼 커피나무가 저온피해를 받아 잎이 떨어지는 것 말고는 그래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2~3년 더 잘 키워서 꼭 커피 열매를 수확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벌써부터 설렙니다.

 

 

 

파인애플, 다육이 근황

파인애플 근황
잘 자라고 있는 파인애플

 

예전에는 파인애플이는 겨울이 되면 성장을 멈췄습니다. 온도조건도 그랬겠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볕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파인애플이라 더 그랬을 거예요. 그런데 이사한 곳에서는 겨울임에도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바뀐 환경이 파인애플에게는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 다행입니다. (얘도 한 2~3년 뒤면 먹을 수 있으려나요? ㅋㅋㅋㅋ 죄다 먹는 것만 생각 중임..)

 

다육이 근황
이름모를 다육이 사진

 

이사하면서 다육이들도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뿌리째 뽑혀버린 애도 있어서 다시 자리를 잡아줬고, 위의 사진의 친구는 아예 댕강 꺾여버렸습니다. 그런데 참 식물의 재생력이라고 할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생장점이 부러지면 다른 부위에서 새로운 촉이 돋아납니다. 일부러 수형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의 아니게 적심을 해버렸습니다. ㅋㅋ

 

그냥 뒀더니 살포시 새로 돋아나고 있는 잎이 보입니다. 아마도 큰 환경변화가 없다면 잘 자라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재미 때문에 식물을 돌보고 키우는 것 같아요. 말은 못 하지만 제가 신경 쓴 만큼 관리하는 만큼 그대로 표현하고 보답해줍니다. 매력적입니다.

 

그동안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식물들을 많이 챙겨주지 못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정리를 잘했으니 물관리도 잘해주고 환경관리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겨울철에는 날이 추워서 더욱 민감한 시기입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큰 애들이라 더욱 그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물도 겨울철에는 과도하게 주면 안 됩니다. 광합성으로 물을 그렇게 활발히 소비할 수도 없고, 과도한 습기에 오히려 뿌리가 상할 수도 있어서 평소보다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합니다.

 

아무튼 아픈 커피나무가 자리를 잘 잡고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간간히 식물 소식도 전해드리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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