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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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워런버핏 숙향의 투자 일기

 

 

 

숙향님의 책도 두 번째 읽는 중입니다. 올해 초에 주식에 입문하면서, 카페니 유튜브니 블로그니 접할 수 있는 모든 곳을 들어가 보면서 제가 파악한 바로는 아무것도 모르면 읽단 책을 읽어보라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주식투자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양대 책인 ‘현명한 투자자’와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2가지 책은 어느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옆에 끼고 살아야 하는 추천 필독서였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처음부터 이러한 투자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을 접하면 제 자신이 멀리 도망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가벼운 책은 없을까 하며 검색해서 찾아냈던 것 중 하나가 숙향님의 책이었습니다.

 

전후가 좀 바뀌긴 했지만, 숙향님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고는 ‘가치투자연구소’라는 네이버 카페를 알게 되었고, 아이투자라는 정말 귀한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 가까지 투자 내공을 쌓고 자신의 투자 일지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계신 ‘숙향’님이 활동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나마 수익률이니 뭐니라는 말을 조금은 이해하지만 당시에는 숙향님이 쓰신 글이 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네요.

 

아무튼 그렇게 이 책을 통해 투자의 세계에 한발 더 편하게 내디딜 수 있었고, 그 뒤로 앞서 설명한 투자의 고전 중의 고전으로 불리는 2책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다시금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내가 초보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면 과연 무슨 생각이 들까? 시장을 바라보는 생각도 좀 바뀌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읽어봤습니다.

 

 

책을 읽어본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비슷한 구절을 인상 깊게 기억하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안 먹고 말어!!’입니다. 책 전체를 꿰뚫는 어쩌면 감히 평가하자면 숙향님의 투자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시장에 참여해 투자를 하다 보면 별의별 케이스가 생기는데 한 번쯤은 꼭 해봤을 생각이 있죠. “아.. 저 종목 내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건데.. 내가 지금 확실히 가치 평가하고, 모든 것이 확실해지면 접근하려고 했는데..”하는 찰나에 갑자기 30%, 50%...100%... 150% 주가가 올라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 숙향님은 외칩니다. “안 먹고 말어!!”

 

제가 맨 처음 주식에 입문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는 이 구절을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숙향님은 괜히 아쉬워서 자기 위안하는 말이 아닐까? 내가 조금만 빨리 매수했다면 저 수익이 온전히 나의 것이었을 텐데 하며 자책하는 말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금 읽어본 책에서는 확실한 숙향님의 투자철학과 이야기가 보였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하게 생각하면 될 것을 괜히 복잡하게 생각했네요. 말 그대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그 종목은 내 수익도 아니고, 내 포트폴리오도 아니었던.. 2,000여 개가 넘는 수많은 종목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합니다.

 

생각을 잘해야 할 것은 저도 그랬지만, 소위 째리고 있던(?) 종목들이 내가 매수하지도 못했는데 치고 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럴 때마다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은 그렇게 아쉬워할 일도 아니라는 것이죠. 그냥 그러려니 안 먹고, 다른 종목 또 발굴하고 공부하면 됩니다. 좀 무책임한 말인가요? 지금도 여전히 주린이지만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큰 가르침이라고 할까요? 마음을 울리는 구절이 있습니다. 특히 올해같이 뜨거운 시장 상황에서 많은 수익을 얻었다면 한 번쯤은 생각할 법한 문제인.. 바로 ‘빠른 은퇴’에 관한 내용입니다.

 

요즘은 유행(?)이 좀 덜한 말인지 모르겠는데 파이어(Fire)족이라는 말이 많이 들리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사실은 조기 은퇴와 경제적 자유를 꿈꾸고 상상할 때가 있습니다. (아마 모든 직장인이라면 다들 같은 생각을 하실 듯…) 숙향님은 딱 40에 회사를 박차고 나와 이제는 경제적 자유인으로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직장인의 로망을 실현하신 분이시죠.

 

이렇게 해피 엔딩으로 끝났으면 참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돌고 돌아온 길 끝에 결국에는 다시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됩니다. 모든 조기 은퇴자들이 다 이런 삶을 산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를 외치기 전에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하는 것이 좋고, 투자에서 많은 이익을 얻더라도 본업인 직장 생활도 충실히 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아니 그럼 대체 어쩌라고?? 라는 생각.. 저도 물론 했습니다. ㅎㅎㅎㅎ 그런데 일단, 은퇴 계획을 조용히 뒤로 미루게 된 것은 한번 실패를 맛본 인생 선배님께서 세우신 은퇴 계획을 읽었을 때,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된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후 계획 예상 내역을 아주 구체적으로 어떤 계좌에서 얼마만큼의 수익을 내며,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 너무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홧김에? 아니면 최근 반짝 수익이 좋아서 나도 한번? 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경제적 자유인의 생활로 변경하기에는 모자랍니다.

 

구체적인 하루 일과, 여가생활, 건강, 은퇴 후 필요한 자금 및 조달 방법에 대한 치밀한 계획 없이는 은퇴는 나중 일입니다. 적어도 숙향님은 그랬고, 저도 일단은 주어진 직장 생활에 충실하면서 주식공부도 병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크게 위로받고 동감했던 부분은 바로 ‘기록’의 중요성입니다. 저도 한 달에 한번은 꼭 투자 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잘했든 못했든 있는 그대로의 자료에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달의 기록을 모두 적기에는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하기 싫을 때도 많습니다.ㅠㅠ) 하지만 기록을 계속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공부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가끔 일을 빡세게(?) 하면 내가 전날 한일도, 아니 그날 아침에 한일도 까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물며 투자라는 것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지나가면 그때뿐입니다. 분명 실수도 할 것이며, 가끔은 잘한 일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적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복기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악착같이 투자 일지를 기록하려 하고 있고, 숙향님도 긴 투자 기간 동안 잘하고 있는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책의 목차만 읽고, 슥 훑어보면 그저 그런 투자 일지의 나열 정도로만 보일 있지만 속에 담긴 선배 투자자의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을이웃집아저씨처럼 편안하게 말하고 있는 !!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서 주식투자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있는 좋은 책입니다. 백번 말을 듣는 것보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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