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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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어느 책이었는지, 어느 기사였는지 혹은 어느 방송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 미술품, 과학이론, 철학 등에는 각각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인물/학풍(?)/이론들이 각각 존재합니다.

고전이라는 말만 들으면 다소 따분하고 현대와는 동떨어져 맞지 않는 옛날이야기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저도 학창 시절에 이런 고전 이야기를 들을 때면 지루해하고, 이걸 왜 알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주식투자 공부를 하면서, 여러가지 책들을 읽으면서 1920년대의 시장 상황에 대해서 설명한다던지 1960년대는 어땠는데 지금의 시대와는 또 이러한 점이 닮았다 저런 점이 다르다..라고 설명하는 글들을 볼 때면 의아해했습니다.

 

아니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스마트폰 하나로 전화는 물론 인터넷을 기반으로 예전 세대에서 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가능한 시대인데 반도체가 최초 개발되고 보급되려 할 때의 기업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설명하는 것을 읽으면 솔직히 좀 지루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좋은 책을 읽을수록 옛날이야기(고전)들을 많이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묘하게 선입견(시대가 너무 구식이다, 한물간 이론이다, 철 지난 인물이다)을 걷어내고 고전의 텍스트 그대로 읽으면 또 요즘 시대의 이야기, 특히나 주식시장의 생리라고 할까요? 너무나도 맞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신기해하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특히 많은 분들이 명작이라고 손꼽고 있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2번 정독하면서 이 ‘고전’이라는 것에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역발상 주식투자’의 저자인 켄 피셔의 아버지인 ‘필립 피셔’가 또 많은 유명 투자자들의 스승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켄 피셔의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던 분이라 이분의 책을 꼭 읽어보자 결심했습니다. 기대감 반, 호기심 반으로 ‘고전 중의 고전’이라 불리는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를 읽게 되었습니다.

 

책 내용을 정리하기에 앞서서 솔직한 감상평을 하자면, 특유의 옛날 느낌(단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 혹은 저자의 성격?)이 책에서 너무 드러나서 읽기에 좀 힘들었습니다.(잠도 오고, 다음에 볼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ㅎㅎ)

결국에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책을 찾아서 읽어보려 하시는 분들은 필히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책을 통틀어서 필립 피셔가 하고자 하는 말은 책 제목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올바른 기업에 투자하면 어쩌면 죽을 때까지 팔지 않아도 될 것이다.”

 

책은 이러한 ‘위대한 기업’을 찾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합니다. 사실 내용들은 정말이지 누구나 할 수 있을법하고, 생각보다는 손쉬운 내용입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하지 못하고,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투자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일반투자자들과 다르게 특출 날 수 있었던 건 다른 많은 요소들도 있지만, 이러한 투자의 원칙과도 같은 내용을 충실히 따랐고, 실천에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배울 점이 많지만 다 담아내기에는 제 그릇도 부족하고, 중요한 몇 가지라도 지키기 위해서 내용을 추려보았습니다.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친절하게도 피셔 형님께서 위대한 기업을 선별하기 위한 방법을 15가지만(?) 알려주셨습니다. 과연 이 원칙들을 제 투자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전부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일단 기록해 두겠습니다. 자주 보면서 원칙을 상기할 수 있도록..

 

포인트 1.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저는 나름 이 포인트 공부는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자만하지는 않습니다.) 매년 연간보고서분기보고서를 챙겨보면서 수치로 나타난 실적을 챙겨보고 있고, 관련 뉴스를 통해 기업이 했던 혹은 하려는 사업이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또한, 무리한 사업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업이 정체되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합니다. 가장 첫 번째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잘하고 있으니 됐다.’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더 원칙을 기억하고 계속적으로 점검하겠습니다.

 

 

포인트 3.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저도 기업의 연구개발 포인트를 확인하고 중요시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 책을 읽고나서부터 보고서를 읽을 때 좀 더 확인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작건 많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단, 조건을 하나 제시합니다.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아예 뜬금없거나 동떨어진 연구는 아닌지?’

 

아니 연구/개발만 충실히 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처음에 생각했습니다만, 피셔 형님은 이것도 투자자인 ‘너’가 확인하고 검증하고 자료 찾아봐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쉬운 게 없습니다.

 

좁은 의미로는 직원 1인당 연구개발비가 어느 정도 책정되어 있는지, 넓게는 지금까지 개발된 제품들은 어땠는지 현재 개발단계에 있는 제품은 무엇이며 시장성은 어떤지.. 확인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필립 형님은 천재 셔서 쉬웠겠지만.. 저는 아니라구요!!)

 

푸념 한번 하고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말 잘 듣고 투자 공부할 때 확인하겠습니다.

 

 

포인트 5. 6.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는가?

 

내가 투자하는 기업의 영업이익률만을 확인하지 말고 폭넓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 예로 경기가 전체적으로 활황일 때는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저조했던 기업이 훨씬 더 큰 폭으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원래 이익이 괜찮았던 기업은 저조한 기업들보다 그 증가폭이 훨씬 적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간혹 영업이익률이 확 올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갑자기 당기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수치가 엄청나게 개선되어서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보입니다. 단기투자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종목들이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지만, 대내외적인 경기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이익률은 바뀔 수 있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면 한계가 뚜렷한 기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기업 내부의 사정을 온전히 공부했을 때, 지금의 낮은 영업이익률은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새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많은 투자비용(연구개발비, 인건비, 영업비용 등)때문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영업이익률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을 잘 구분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많은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일단 책을 구매하시라고 다 알려드리지는 않고(협찬 이런 것 아님) 직접 읽어보시고 자신만의 것으로 체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뒷부분을 줄이는 이유는 뭐랄까 기업을 하나의 살아있는 ‘인격체’로 생각하는 느낌입니다.

 

우리나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주변 상황(직업, 성별, 나이 등)을 판단하고, 내면적인 부분(성격, 성향 등)도 같이 고려하는 것처럼 책의 포인트 후반부는 기업의 내적인 부분(임원들,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 주주를 대하는 기업의 마음 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투자하는 기업을 대하고 조사할 때, 이러한 관점(내적 요소)에서 생각해보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언제 팔 것인가, 그리고 언제 팔지 말 것인가

 

잘 샀으면 잘 팔아야겠죠? 서두에 잠깐 말씀드렸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간단하다는 입장은 제 의견이 아닌 필립 피셔 형님의 관점입니다.) 위의 15가지 포인트에 입각해서 주식을 구입했다면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랍니다.

 

천재적인 피셔 형님이라 간단한 얘기이지만 저 짧은 문장 속에 많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결국 내가 올바르게 투자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자료를 점검했다면, 팔아야 할 이유가 생기지 않겠죠. 명쾌하면서도 생각할 부분이 많습니다.

 

 

배당금을 둘러싼 소란

 

이 부분은 저에게 많은 배울 점을 알려준 파트입니다. 저의 현재까지 투자스타일은 ‘배당주’에 입각한 마음 편한 투자입니다. 아직까지는 규모도 작고, 소위 말하는 ‘주린이’라 깊게 생각할 원칙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매수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온전히 배당금을 수령한 적도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배당주는 일단 시장금리보다는 많이 주고, 꾸준히 잘 지급하는 종목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다소 주가 상승이 미약할 수 있더라도, 꾸준히 주주들을 챙겨주는 그런 회사가 좋습니다.

 

피셔 형님은 거기에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배당금을 적게 준다고 안 좋은 회사는 아니라고요. 배당금은 회사가 버는 이익금의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회사가 버는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방법은 이외에도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연구개발비로 비용을 책정해 더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해서 더 많은 순이익을 얻는 법, 능력 있는 임원들의 인건비를 더 책정하거나 외부의 유능한 인사를 영입하는데 비용을 투입하는 것, 새로운 사업에 투입하거나 새로운 설비에 투자하기 위한 비용을 비축하는 등의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오로지 이익금을 주주들과 공유해야만 하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다소 일차원적인 생각만 했습니다.

책에서는 당장에 배당금 지급이 적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큰 한방을 터트린다면 결과적으로는 배당수익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면만 생각하지 말고 배당과 관련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맺음말

책을 읽으면서 (가끔 잠이 오기도 했지만…) 어려운 표현도 많았고, 이걸 어떻게 하라고!!라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고전’이라고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결론이 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래된 고전이 아직도 읽히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비법’이 공개되어 있는데 나는 왜 모양이냐?라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것은 아마도 비법대로 실천을 안 했기때문이라고요. 저도 포인트 1~15까지 꼼꼼히 다 읽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몇몇 포인트는 와 못하겠다..라는 약한 생각을 (솔직히) 합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나는 다른 사람과는 하나라도 달라야지 하는 생각은 조금 있어서, 책을 곁에 두고 긴 안목으로 투자를 이어갈 때마다 상기하고 지켜보려고 노력은 하려고 합니다.

 

노력만 한다고 되겠냐? 맞습니다. 별로 달라지진 않겠죠. 그래도 하렵니다. 언제까지? 익숙해질 때까지요. 이 블로그도 이런 나태한 저의 습성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좋은 통로가 되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서 한 단계 성장하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읽고 리뷰한 책들은 모두 그렇지만, 꼭 한 번씩 직접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전달을 잘못했을 수도 있고, 독자마다 느끼는 점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긴 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풍성한 추석 연휴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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