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달간 계속 기업들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어쩌면 형식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바쁘다, 이 정도 분석이면 그래도 훌륭하지,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뭘 더 알아야겠어.. 등등의 핑계로 생각만 했지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내가 진짜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 과연 내가 진짜 잘 알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 조금 읽었다고 좀 으스대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네요. 그래서 숙제 같은(?) 공부했던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확인을 끝내면, 내가 투자하는 기업들에 대해서 조금 더 세심하게 알아봐야겠다는 계획을 했었습니다.
관련 분야의 전공자가 아닌이상 모든 분야에 대해 세세하게 알 수는 없겠지만, 알 수 있는 만큼은 내가 투자한 기업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사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고 있는지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오늘부터 천천히 시간을 내서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 첫 타자는 '서호전기'입니다. 사실 예전부터 가장 궁금하기도 했었고,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호감이 가는 기업이라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맥락 없이 손 닿는 대로 공부해볼 생각입니다. 작심3주를 처음 했을 때처럼 시간이 반이라는 생각으로 이 또한 하다 보면 길이 보이고 방향성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함께 시작해봅니다.
컨테이너 크레인(Container Crane)
시작은 어디로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홈페이지를 들어가봅니다. 서호전기는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는 '제품'으로 가보면 되겠죠. 크게 2가지 부문이 있습니다. 하나는 크레인 제어 시스템(자동화), 또 하나는 인버터 부문입니다.
알 수없는 용어들이 즐비합니다. ㅋㅋ 모르면 부딪혀봐야죠. 요즘은 친절하신 블로그 선배님들이 많이 있어서, 의외로 관련 정보들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인천항만공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자료가 있네요. 선박에 실려있는 컨테이너를 하역하려면 필수적인 기기이자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컨테이너 크레인'입니다. 하역장비의 꽃이라고 표현하는 걸로 봐서는 핵심중의 핵심이 아닐까요? 서호전기 사업보고서 읽을 때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이라는 용어도 봤던 기억이 나는데 같은 기기를 칭하는 말입니다.
부산에 살아서 이러한 크레인들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보았던 것들이긴 한데 이렇게 상세하게 확인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접하지 못했던 단어들이 많이 나오네요. 사진의 스프레더라는 것이 움직이면서 컨테이너를 잡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인형 뽑기 할 때 팔 같은 느낌일려나요?
서호전기 사업보고서에서 살짝씩이라도 봤던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컨테이너 하역작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선박이 항만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으면, 컨테이너 크레인이 레일 위를 움직이면서 위치를 잡습니다. 사진의 크레인 밑부분을 보니 레일이 보이네요. 게걸음으로 이동이 가능해 보이네요. 저는 한대로 다 커버하는 줄 알았는데, 여러 대의 크레인이 한 팀으로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것 같아요. 아래 보이는 도로의 빈 공간으로 야드 트랙터가 등장합니다.
2) 야드 트랙터와 샤시가 한 세트입니다. 샤시위에 컨테이너를 올려서 트랙터가 끌어주는 형태네요. 농사용 트랙터들만 보다가 요런 형태를 보니 생소하긴 한데, 뭔가 견인하는 형태의 차량은 다 트랙터라고 통칭하나 봅니다. 아무튼 컨테이너 크레인이 스프레더를 이용해 컨테이너를 쏙 집어서 야드 트랙터로 전달해 줍니다. 그럼 컨테이너를 적재할 곳으로 가야겠죠?
3) 블로그에는 트랜스퍼 크레인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것도 바퀴의 종류에 따라서 나뉘고 있습니다. 공부하다 보니 약간 거꾸로 되긴 했는데, 컨테이너 크레인이라는 것이 하나를 통칭하는 용어가 아니었네요.
컨테이너 크레인(Container Crane)
RMQC(Rail Mounted Quayside Crane) – 레일 위를 다니는 ‘안벽’ 크레인
RMGC(Rail Mounted Gantry Crane) – 레일 위를 다니는 크레인
RTGC(Rubber Tyred Gantry Crane) – 고무바퀴로움직이는크레인
맨 처음 선박이 접안해서 마주하는 크레인이 '안벽'크레인인 RMQC입니다. 5~10년 전에는 고무바퀴로 되어있는 안벽 크레인도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 개발되는 신항에는 대부분 레일형 크레인이 많다고 하네요. 고무바퀴는 동력이 경유를 통해서 발생되고,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전기로 움직이는 RMQC가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등장하는 전기차의 흐름?)
그리고 나머지 크레인은 지금 알아볼 트랜스퍼 크레인으로 불리는 형태의 RMGC, RTGC 가 되겠네요. 크레인의 큰 범주중에서 컨테이너와 함께 일하는 친구들을 컨테이너 크레인(갠트리 크레인)으로 통칭하는 것 같고, 바퀴의 형태에 따라서 기차처럼 레일 위를 움직이면 Rain Mounted, 자동차 형태의 고무바퀴는 Rubber Tyred로 구분하면 되겠네요. 이제는 용어가 어렵지 않습니다!! ㅋㅋ
아무튼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무바퀴 크레인은 경유사용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가 있지만 반면에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이와 반대의 장단점이 있는 것이 레일을 오가는 크레인이겠죠?
좀 돌아왔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트랜스퍼 크레인을 통해서, 야드 트랙터에 실려있는 컨테이너를 CY(Container Yard)라고 불리는 적재장소로 이동시켜 보관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컨테이너를 반출해서 각각의 필요한 곳으로 가거나 또 이동하겠죠?
그동안 서호전기를 공부하면서 크레인에 대한 용어가 막 튀어나오면 생소하기도 하고, 반쯤은 외면했었는데 적어도 크레인은 이제 반갑게 맞이할 수 있겠습니다. 서호전기는 이런 크레인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세계적으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제 용어가 보이시나요? ARMG는 RMG에 Automated(자동화)가 더 붙었습니다. 2015년 이후로 수주물량이 증가하고 있고, 고무적인 것은 자동화 기술이 하나라도 삐끗하면 큰일(?) 나기 때문에 Siemens, GE, ABB 등의 대형회사 이외에는 다른 기업들이 들어갈 틈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서호전기 보고서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현대상선(HPNT) 부두에 무인자동화 크레인 시스템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었고 현재도 성공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어서 이를 계기로 부산신항 4단계, 인천신항, PSA(싱가포르) 등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주현황을 보면 최근 BPA(부산신항)과 관련한 ARMG 제어시스템 수주물량이 상당합니다. 서호전기가 당장에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들과는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정형화된 시스템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맞춤형 시스템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덩치가 큰 다른 기업들은 시스템을 하나 바꾸는 데도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들겠지만 서호전기는 그런 면에서 자유롭습니다. 이러한 점이 장점이 되어 국내 항만뿐만 아니라 특히 싱가포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새로이 지어지는 TUAS 항만과 관련한 수주물량도 상당해서 그 전망이 밝습니다. 특히 최초에 들어간 시스템은 어쩔 수 없이(?)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계약된 회사와 해야 하므로 지속적인 매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오늘은 이 정도까지 공부해 보렵니다. 몇 가지만 알아보려 했더니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분량조절(?)이 힘드네요. ㅋㅋㅋㅋ 검색하다가 내공이 상당하신 서호전기 선배님(?)도 찾은 것 같고.. 암튼 빠르게 -끝-